오늘은 오랜만에 고전을 한 권 들고 왔는데요.
제목만 들어도 심장이 웅장해지는 분들, 혹은 '경제학'이라는 단어에 벌써부터 졸음이 쏟아지는 분들,
모두 주목해 주세요!
오늘은 밀턴 프리드먼의 『자유를 위한 선택(Free to Choose)』이라는 책을
우리 삶의 이야기로 풀어나가 볼까 합니다.
이름만 들어도 무게감이 느껴지는 밀턴 프리드먼.
1976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고, '시카고학파'의 대부로 불리며, 통화주의의 기치를 높이 들었던 그분이죠.
어렵게만 느껴지는 이론을 TV 시리즈로 만들어 대중과 소통했던
'자유시장 경제학계의 아이돌'이라고 할까요?
지식을 재미있게 풀어내는 재주가 탁월했던 분입니다.
경제적 자유 없이는 정치적 자유도 없다! 밥 먹고 사는 게 자유로워야 진짜 지유?
책의 핵심 메시지는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경제적 자유 없이는 정치적 자유도 없다!" 이 말, 들으면 들을수록 오싹하지 않나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자유'는 투표권, 언론의 자유 같은 정치적 자유가 먼저 떠오르죠.
그런데 프리드먼은 밥벌이의 자유, 내 돈을 어떻게 쓸지 선택할 수 있는 자유, 내가 원하는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자유,
즉 경제적 자유가 진정한 자유의 기반이라고 못 박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좋아하는 아이돌 굿즈를 구매할 때, 새벽에 일어나 한정판 운동화를 사려고 클릭 전쟁을 벌일 때,
점심시간에 오늘은 뭘 먹을까 고민하며 식당을 고를 때.
이 모든 것이 사실은 '경제적 자유'가 있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선택들이잖아요.
만약 정부가 "오늘 점심은 무조건 김치찌개다!"라고 정한다면?
내 돈으로 내가 먹고 싶은 걸 고를 수 없다면?
아마 당장 불평이 터져 나올 겁니다.
프리드먼은 이런 사소한 일상의 선택에서부터 거시적인 경제 활동까지,
정부의 지나친 간섭은 결국 우리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억압하고 삶의 활력을 빼앗는다고 경고해요.
정부의 과잉 규제는 오히려 해악이 될 수 있다? 우리를 위한 규제, 누구를 위한 것인가?
우리는 흔히 '규제'는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프리드먼은 정부의 역할은 최소한이어야 한다고 주장해요.
마치 자전거를 탈 때 부모님이 뒤에서 잡아주는 건 좋지만,
페달 밟는 것까지 일일이 간섭하면 오히려 제대로 배울 수 없는 것과 비슷하죠.
'타다'와 '카카오 T 벤티' 논란을 기억하시나요?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했을 때, 기존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다양한 규제들이 쏟아져 나왔죠.
프리드먼의 시선으로 본다면,
이러한 규제들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혁신을 가로막으며, 궁극적으로는 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해악'이 될 수 있습니다.
"아니, 우리를 위한 보호막 아니었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키고 경쟁을 억제하여 모두에게 손해가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교육 바우처, 고정환율 반대... 그리고 복지국가에 대한 불편한 진실
프리드먼은 책에서 단순히 이론만 늘어놓지 않습니다.
그의 주장이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정책 제안까지 합니다.
- 교육 바우처: 학교를 고를 때 국공립학교만 가는 게 아니라,
내가 내는 세금으로 '바우처'를 받아 원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거죠.
마치 우리가 마트에서 할인 쿠폰으로 원하는 상품을 고르듯,
교육 서비스도 소비자가 선택하도록 하면 학교 간의 경쟁이 촉진되어 교육의 질이 높아진다는 주장입니다.
지금 우리 자녀들이 획일적인 교육 시스템 속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보면,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 고정환율 반대: 환율은 시장에 맡겨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눈에 띕니다.
정부가 억지로 환율을 통제하는 것이 오히려 경제에 불안정성을 가져온다는 거죠. - 복지국가의 위험성: 특히 복지국가에 대한 그의 시선은 도발적입니다.
"복지국가는 선의로 포장되어 있지만,
결국은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크다"는 그의 말은 우리에게 깊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시작된 복지 정책이 때로는 개인의 자립심을 약화시키고,
정부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개인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죠.
마치 어린 자녀에게 모든 것을 다 해주면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좋은 의도가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준엄한 경고입니다.
한국 사회에 주는 시사점 : 프리드먼 아저씨가 한국을 본다면?
프리드먼의 시선으로 오늘날 한국 사회를 바라본다면 어떤 평가를 내릴까요?
아마 그는 우리의 규제 중심 경제정책에 대해 의문을 던질 것입니다.
수많은 산업 분야에서 정부의 인허가와 복잡한 규제들이 신기술의 등장을 어렵게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꽃 피우는 것을 방해한다고 지적할 수 있죠.
또한, 국가 주도형 복지 확대에 대해서도 경계의 시선을 보낼 것입니다.
물론 복지는 사회 안전망으로서 중요하지만, 과연 자유와 책임의 균형이 제대로 맞춰지고 있는지,
그리고 복지 확대가 청년 세대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저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날카롭게 질문할 것입니다.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 아래 시행되는 주택 규제, 의료 수가 통제, 교육 특목고 규제 등은
프리드먼이 말하는 '시장을 왜곡하는 과잉 규제'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자유로운 경쟁이 억제되고 정치적 판단이 경제를 좌우하는 한국 사회는 경계 대상이 될 수 있음."
이 문장은 가슴에 와닿는 문구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효율'과 '형평', '시장'과 '정부' 사이에서 고민하죠.
프리드먼은 그 해답을 '자유로운 개인들의 자발적인 선택'에서 찾았습니다.